<교육 전, 참여자가 인지하는 아름다움의 키워드 확인. 참여자 제공>
“나는 어떤 사람일까?” 이 질문 앞에 서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영화 〈인사이드 아웃 2〉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도 바로 이 질문과 맞닿아 있습니다. 사춘기가 된 주인공 라일리는 불안·질투·따분함·부러움 같은 낯선 감정들 앞에서, 그리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타인의 시선 앞에서 진짜 자신과 점점 멀어집니다. 영화 속 라일리의 방황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10·20세대의 모습과 똑 닮아 있습니다. SNS와 AI가 일상이 된 세상,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생태계에서 자란 이들은 그 어느 세대보다 타인의 시선에 촘촘하게 둘러싸여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속하고 싶은 무리 안에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막막함. 하지만 ‘더 나은 나’를 만들어 내려 할수록 혹시 진짜 나와 점점 멀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 물음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함께 답을 찾아보기로 한 곳이 있습니다.
우리가 SNS 데이터 2,100만 건에서 찾은 것
소셜미디어와 AI 기술의 발달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기 쉬워진 환경은 미래세대의 자기다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정서적 성장에 좌절을 겪는 청소년과 청년의 모습을 데이터로 먼저 확인하기로 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10·20세대가온라인에서 아름다움을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그 언어와 감정을 2,100만 건의 데이터로 들여다봤습니다. 그 안에서 발견한 건 하나, 타인의 시선과 비교에 가려져 정작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여유를 잃어가는 청소년과 청년의 모습이었습니다.
2024년 시작된 ‘MEET YOUR BEAUTY(밋유어뷰티)’ 캠페인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밋유어뷰티는 미래세대가 획일적인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고 주체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사회 공헌 프로젝트입니다. 미래세대가 ‘진짜 나’를 아는 것에서 출발해, 내 미래를 그려보고, 그 목소리를 세상에 내기까지. 밋유어뷰티는 발견의 경험이 연결의 과정을 거쳐 성장의 동력이 되는 그 여정을 세 개의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합니다. 그 한 걸음 한 걸음을 지금부터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나를 발견하는 시간, 밋유어뷰티 클래스
(MEET YOUR BEAUTY CLASS)
“나는 어떤 사람일까?” 이 질문에 막힘없이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밋유어뷰티 클래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클래스는 크게 두 가지로 운영됩니다. 소셜미디어 속 미의 기준을 돌아보고 나다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프로젝트 교육’과, 사진·영상·그림 등 다양한 창작·예술 활동을 통해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창작 워크숍’입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밋유어뷰티가 제시하는 10각형’을 통해, 나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를 발견해 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참가자들은 내면·관계·취미·태도·자신감 등 10가지 키워드 중 ‘나’를 표현하는 요소를 선택하며, 나만의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렇게 완성된 10각형은 저마다 다른 모양의 별이 되어 각자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밋유어뷰티 클래스는 정답처럼 주어진 기준 대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나다움’을 찾아가는 시간입니다. 청소년들이 타인의 시선이나 정형화된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긍정하는 과정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2,300여 명의 청소년이 참여한 밋유어뷰티 클래스를 거치며 보여준 변화는 흥미로웠습니다. 처음엔 ‘큰 키’, ‘예쁜 얼굴’처럼 외모에 대한 키워드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교육이 진행될수록 자신의 일상, 관계, 가치관 등으로 아름다움의 기준을 넓혀갔습니다.
<이주 배경 청소년 대상 밋유어뷰티클래스>
특히 자신을 표현하는 데 서툴던 이주 배경 청소년 워크숍에서는 아이들의 작은 변화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을 조금씩 내려놓고, 타인의 시선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표현하며 자신을 긍정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5년 밋유어뷰티 효과성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참여 청소년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유의미하게 향상됐고, 그 변화가 자아존중감과 삶의 만족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클래스에 참여했던 참가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내 성향, 내 감정, 내가 좋아했던 것을 알게 됐어요.”, “아름다움의 기준은 누군가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아름다움인 것 같아요.” 이렇게 아이들은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나다움을 발견하고 나면, 그다음 질문은 스스로 찾아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을 때 비로소 내가 어떤 미래를 살고 싶은지도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